◈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당신의 기도가 끝나기 전에 당신의 기도가 끝나기 전에 나는 기다림에 지쳐 숲 속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밤새도록 나무가 흔들리고 낙엽은 내 몸을 덮었습니다 당신은 돌아온다고 약속했지만 길이 어두워 등불 하나만 준비해 달라고 했지만 혼자 버려진 듯 외로운 숲 속에 철새들의 날개소리 가득 하늘을 가리고 있었기에 야위어 가던 내 눈은 그저 그것이 날이 어두워져 밤이 된 줄로만 알았습니다 인생의 벼랑 끝에서 부는 바람인 듯 당신의 기도는 여전히 내 잠결에 가물가물 추억의 후렴처럼 들려왔습니다 꿈속에는 당신이 보여요 눈 뜨면 당신이 사라져요 사랑에 민감한 내 인생 이리도 서러움 깊어 숲을 흔드는 바람에도 깨어날 수 없었으니까요 그 옛날 당신이 나에게 주고 간 눈물 한 방울 내 깊은 가슴에 기억되어 얼굴 위로 떨어졌을 때 그제야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높은 자작나무 잎사귀에서 떨어지는 이슬방울 숲은 그 자리에 있고 바람만 사라진 아침 밤새도록 내 몸을 덮었던 것은 낙엽이 아니라 당신이 몰래 덮어주고 간 옷이라는 걸 알고 나는 또 한 번 울어야 했습니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효정이집 '◈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나 사랑하였기에 (0) 2008.07.01 당신의 기도가 끝나기 전에 (0) 2008.07.01 능소화 (0) 2008.07.01 둘이어도 외로운 이유 (0) 2008.07.01 아카시아 꽃 (0) 2008.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