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능소화 오방五方이 울울창창한 성하의 계절 유난히 발씨 찬찬한 그녀 쉿, 좀 조용히요 더러 양반 꽃도 피어야지요 진주홍 저고리고름 입에 물고 고혹의 눈빛으로 담을 넘어 송송 산드러지는 능소화 가만가만 다가가 어색한 눈짓으로 찡긋! 우우 저 고아한 미소 그녀가 날 알아 봤음이야 딱, 화끈한 필이 날아와 꽂힌다 사랑을 참지 못해 깊은 가슴 애련한 아서요 보기만요 일편단심 님그리는 정절의 꽃 [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