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아카시아 꽃 하얀 눈망울 속에 검은 눈동자 실바람 살짝 건드리면 오만한 자태의 향기 줄줄이 역인 망울, 망울들 한 웅큼 따다 나의 목젖에 향기를 담을까 넓은 솥뚜껑에 올려놓고 구수한 전을 해먹을까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아름답게 바라만 볼까나 푸름 속에 하아얀 속살 아름다움에 취해, 향기에 취해 그냥 너를 바라만 보다 건들거리며 떨어지는 해 질 녘에 청초한 너의 혼을 시들은 내 눈에 담아 검게 변해버린 세상 하얀 원색으로 볼까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