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어머니 날 낳으시고
어머니 울 어머니
날 낳으시고 골반 깊숙이
찬바람을 꾸겨 밀어 채우고는
미역국은 달다달다 하면서
소재불명의 해조
짠물 더럽게 밴 미역 한 오리
천정에 달랑 매달려 있네
보리 누룽지 두엇
놋 술갈 총 빨다보니 윤이 자르르
허기진 뱃구레
찌그러진 양푼 가득 마신 물
문설주 귀퉁이로 쪽빛 바다
출렁거려 손등만 헹구고
춘삼월 햇살이 문살에 어른대면
곱게 오려 포대기 하마
손 마름질도 참 고운 한나절을
웬수 종일 비가 내려 제 껴
온 삭신이 다 쑤셔오고
골반에 가둔 바람 풀어놓지 못한 채
하늘 가 별이 되신 어머니
장독대에 서성이는 바람
뒷고샅으로 불어가는 바람
어머니의 그 바람일까
춘삼월 자작나무 숲
양수를 뒤집어 쓴 소쩍새
핏빛 울음이 그 바람일까 몰라
울 어머니 날 낳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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