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한다는 것은 1
사랑한다는 것은
너와 내가 빈 몸으로 태어나 빈 가슴으로
만나는 것이다
바람을 보고 만질 수 없지만
너와 나 사이에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와 내가 그토록 숨기며 미워하였던
모든 기억을 포기하고 손을 잡는 것이다
몸이 다르고 사는 모습이 달라도
영혼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서로 미워한다면 타인이 되지만
서로 사랑한다면 타인이 아니다
한 가지 하늘 아래
한 가지 땅 위에 마주보면서도
빼앗고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며
굵은 선을 그었던 너와 나의 전쟁은 치열했다
붉은 심장 속에 박동 되는 기쁨을
노래할 수 없다면
무엇을 가지고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저마다 가슴에 감춘 비수를 꺼내
칼로 물을 베듯 해야 사랑이라 하겠는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은
무수히 칼로 물을 베었을 때
알아차려야 했던 사랑이었기에
인생은 더 없이 눈물겹구나
너와 나를 넘어뜨린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눈물로도 미소로도 보여 주어도 좋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지는 것은
누구나 한번은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냐
모양이 다를지라도
너와 나의 하루 인생은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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