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기억 / 동월
키는 작았지만 부잣집 키 큰 목련꽃은
볼 수가 있었던 봄날
꽃잎 닮은 수건 두른 엄마의 손을 잡고
쑥을 캐려 갔었는데
고운 손에 무딘 칼로
쑥을 캐는 뒤쪽에서 아빠의 물웅덩이에
돌멩이만 던졌다네
엄마가 떠난 훗날
쑥 많은 산자락에 가지 않은
이유를 알았는데
물기 없어 쑥이 적은 아빠의 논 두둑에서
꽃잎 닮은 수건 속에 과부의 부끄럼을 감춘 채
지난 겨울 돌아가신 아빠를 캐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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