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 雲悲 박종영
사랑은
성냥 골을 움켜쥐고
육각의 처마 밑에서
꺼낸 그리움을
다닥다닥 진드기처럼 붙은
삶의 이정표에
빗금 튕기듯 그어대는 행위
사랑은
벌름거리는 깔다 귀의 숨소리를
당신이라는 가슴팍에
힘껏 내 몸을 그어
남폿불에 불을 밝히는 일
사랑은
서로 아픈 상처를 꼭 움켜쥐고
몸을 던져
나를 그대에게 버리는 일
하나의 목적어 앞에
작은 동사로 움직여
두 명사로 부딪쳐
무언가를 주고받는 일
사랑은
활활 타오르는 정열로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한
몸짓으로 대답하는 것
날카로운 칼날로
서로 발톱을 깎아주는 것
이름 모를 문장부호로
문자를 보내는 일
사랑은
서로 믿음에 감사하며
손발을 닦아주는 일
사랑은 아름다운 꽃입니다
시들어도 추하지 않은
아름다운 형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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