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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낙엽비 내리는 날

효정이집 2010. 11. 13. 07:12
가을낙엽비 내리는 날[표시하기 클릭]
      가을낙엽비 내리는 날 / 노랑우산 가을낙엽비에 젖은 잎새들이 오색비가 되어 내리고 있습니다. 그 가을비가 고인 호숫가에 오색빛 인생도 흘러들어 한 세월 살아온 삶의 여정도 소리없이 흔들리고 있네요. 골짜기에 서성대던 바람이 헐벗어 메마른 앙상한 가지를 쥐어뜯고 돌아서서 시들어가는 가슴에 남은 작은 불씨마저 내어 놓으라 하릴없이 성화를 부려대고 붉디붉은 가슴으로 맞이하던 물빛 그리움의 가을은 머언 발치 너머에서 떠나야하는 이의 뒷모습처럼 끝내 한 마디 고백도 남기지 못한 채 추억의 흔적을 허물처럼 벗어놓고 눈물같은 비바람에 떨고 있습니다. 한 몸 태워보지도 못하고 허우적이던 가을 숲에서 외마디 비명처럼 파닥이며, 찌들어 일그러진 애증의 갈망들을 풀어헤치면 빨간 낙엽같은 그대는 내 가슴으로만 떨어지소서. 못다한 사랑 이야기가 가을햇살에 퇴색되어 가건만 시린 가슴 쓸고 가는 가을 낙엽비에 홀로 서서 모진 세월 견뎌낸 징검다리 건너편 무심의 세월만 하나, 둘 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