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사랑하는이여

효정이집 2008. 9. 20. 23:34

   
**사랑하는 이여 !**  


사랑하는 이여 !
우리의 가슴 닿는 곳마다
나뭇잎처럼 가을 빛 떠가고
눈물 같은 된서리 내리기 전에
사랑하는 이여 !
굽어져 매듭진 골짝마다
푸른 옷자락 흔들고 나면
먹빛 모래들 기쁨 같은 울음을 울리리라
사랑하는 이여 !
흘러버린 긴 세월에
포개진 한이 뭉처져
덧없이 서글픈 계절에 서러움만 가득안고
사랑하는 이여 !
높푸른 가을하늘 쳐다보며
슬픔은 멀리 멀리 사라지고
애달픈 그리움만 가슴속에 젖어든다
사랑하는 이여 !
해는 지면서도
찬란한 노을꽃 피우는데
황혼 길 동반자, 님은 무슨꽃 피울 것인가
사랑하는 이여 !
만리 밖에서 나를
기다리는 그대여
뜨거운 대지가 목마름에 우는 날
우리 흐르는 물이되어 만자.



                           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