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님들의 시 와낭송모음집

아름다운 것들

효정이집 2008. 7. 4. 16:15
    
    
    <아름다운 것들
    작은 몸 움츠리며
    웃음 하나 감싸안고
    누가 볼 새라
    바위틈에 몸 감추고
    키 큰 나루 뒤에 숨어
    살며시 얼굴 내미는
    들꽃의 수줍음은 아름답다.
    어디선가 흘러온 노래들을 불러모아
    가슴에 묻어두고 싹을 틔우다
    하나씩 꺼내보는
    시냇물 소리도 아름답다.
    골 깊은 계곡 웅덩이 맑은 물에
    새 소리 바람 소리 가두어 놓고
    빠진 하늘을 마시며
    햇빛으로 비늘을 열심히 닦는
    아기 버들피리 유희 또한 아름답다.
    먼지 가라앉아 티 하나 없는 시골의 새벽
    수탁의 회치는 소리에 놀라는
    별빛 무더기에서
    하루의 피곤을 예감하는 할머니의
    깊은 주름살에서 솟는
    삶의 인내는 더욱 아름답다.
    땡볕에 메마른 인정으로 금이 가는 모진 세월에도
    가난을 業으로 아픔의 깊이를 알고
    눈물의 의미를 짚어내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량의 그릇 속에서 인정의 웃음을 퍼내는 얼굴은
    더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