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님들의 시 와 낭송2

가을 속으로 걸어가는 여자가 있었다 / 글.이종인( 낭송: 이경숙)

효정이집 2008. 9. 29. 21:39

가을 속으로 걸어가는 여자가 있었다 / 글.이종인( 낭송: 이경숙)

 

 

가을 속으로 걸어가는 여자가 있었다 글. 유리바다 이종인 / 낭송. 문영 이경숙 가을 속으로 걸어가는 여자가 있었다 나는 저녁노을에 몸을 적시고 시간의 강을 따라 그녀를 향해 걷는다 항상 그랬듯이 그녀와 나의 걸음은 왜 그렇게 일정했을까 앞서간 사랑은 낯익은 얼굴로 손짓하는데 나는 약속처럼 따라가지만 세월이 지나도 좁혀지지 않는 연정 그녀의 그림자였을까 나만의 그림자였을까 하늘엔 계절마다 남긴 이야기가 젖은 빨랫감처럼 나부끼는데 혹 그대 그리움 나의 그리움이 다른 것일까 달빛에 얼굴을 묻고 별빛에 눈을 씻으며 물어보아도 그대 사랑 나의 그리움이며 나의 그리움 그대 사랑인 것을 이토록 밤은 깊어 말 없는 고백 각자의 걸음 각자의 거리 문득 낯선 풍경 하나 침입자가 되어 두 그림자 사이로 끼어든다 그대와 나의 가을은 일정한 사랑 그대 역시 안타까운 눈으로 묻겠지만 아침은 멀기만 하여 가을 숲에서 혼자 남은 새 한 마리 이슬을 털어내며 울음 우는데 어디서 붉은 잎사귀 하나 침묵의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