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주님 시 ·낭송◈

무슨까닭인지아느냐

효정이집 2008. 8. 29. 17:06

    무슨 까닭인지 아느냐 / 이문주 너는 느끼지 못하였는가 어딘가에 숨어 너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보지 않고도 볼 수 있는 것이 너의 마음이란 것을 아느냐 공연히 아침부터 기다려지는 너는 나의 기쁜 마음이 되었다는 것을 모르느냐 달빛은 희미해져 있고다시 돌아온 태양은 빛난다 나 너를 위해 지어낸 이야기들을 마주 앉아 들려주고 싶구나 너를 알고부터 아무것도 욕심나지 않는 세상이다 그저 너의 향기에 취해 있을 수 있다면 하루 종일 깨지 않는 꿈이라도 좋을 것 같다 허나 지금은 모든 것이 적막한 순간이다 너의 이름 부를 수 없다는 것을 어찌 말할 수 있으랴 너와 더불어 잊어버리고 싶은 시름이 있다는 것을 너의 마음과 비교하면 나는 어떤가 평탄한 너의 삶에 비하면 나의 삶은 어떠한가 너는 잔잔한 물이지만 나는 세찬 강물이다 너는 잔잔한 호수지만 나는 거친 바다다 너를 좋아하고 미워한 적이 없으니 자랑스럽다고 내 마음을 이야기해야 하느냐 멀리 떨어진 너를 좋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 너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늙어간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얼굴은 거칠어진다 무슨 까닭인지 너는 알고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