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님들의 시 와 낭송2

어떤비

효정이집 2008. 7. 11. 06:25
      어떤 비 / 서정윤 (낭송 : 고은하) 죽음조차 열차 위를 지나는 바람인 것을 좀더 용기 없이 허물어져버린 이 밤을, 비는 적시고 있다. 까만 기억 속의 밤 잃어버린 그 흔적은 되찾을 수 없고 그것을 알지라도 헤매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이 나를 빗속에 씻고 있다. 비가 내린다. 우리가 살아 있듯이 비가 내린다. 그 밤은 내가 아니다. 되돌아볼 수도 없는 자신의 영혼 그 눈물의 침묵 속에서 그러나 내리는 건 굳게 닫혀진 인간의 절벽들 스스로 초라함만 던지고 있다. 빗속에서 영혼의 소리가 살아난다. -허무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여라. -절망하면서 -더욱 자신을 지켜야 한다. 도저히 숨을 수 없는 그 소리에 몸서리치며 자신의 삶을 확인하고 비에도 씻겨지지 않는 이마의 표식에 도전하며 가끔은 밤이 낯설듯 살아 있음이 생소할지라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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