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님들의 시 와낭송모음집

가을에 쓰는 편지

효정이집 2008. 7. 3. 17:04
      가을에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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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을 고하는 편지를 올립니다 비와 이슬은 오랫동안 제게 머물고 주위를 돌고 있었기에 처처하기 이를 때 없었습니다 이제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굳게 닫아 두렵니다 다만 묵유만을 따르렵니다. 여명이 창가에 우련 하게 비추고 눈앞의 세계는 창망한 대해만이 펼쳐져 있습니다 초열도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가을비가 내립니다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만은 불행합니다 선생님은 너무나 제게는 버거운 분이셨기에 뒤돌아서는 모습이 찬 기운으로 쓸쓸하게 합니다 떨리는 손으로 이별을 말하기란 심산 하기 그지없군요 각인된 제 모습을 돌이킬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 미련은 없습니다 혼자만의 사랑인줄 알았는데 저보다 더한 사랑을 하고 계셨다니 그동안의 묵중한 표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영영한 마음을 경계하고 계셨군요 그래서 제가 떠나야 할 이유가 되었습니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은 이쯤에서 그만둬야 하겠지요 나의 당신아 ! -07년11월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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