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님들의 시 와낭송모음집

가을 갈무리

효정이집 2008. 7. 3. 13:56

가을 갈무리 
비가 내립니다
가는 가을이 아쉬워서인지
쓸쓸한 모습을 남기며
소리없는 안개비로 내립니다
마당 가에 쌓아놓은 
낙엽 무덤은 안개비에 젖어
쓸려지지 않고 몸부림을 칩니다
아마도 가을 내내 
채이고 또 밟혀 주느라
많이도 지친 듯 
성수기 단풍철이 끝난 골짜기의 고요가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세월이 가는 모습처럼 
무상한 것이 또 있을까요?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
하늘 한번 쳐다봅니다
스산한 날씨에 내리는 
안개 빗속에 보일 듯 말듯 
그리움 한 자락 숨바꼭질 하자네요
계절의 떠나감을 배웅하며
또 한 계절을 맞이하는 길목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