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님들의 시 와낭송모음집

너에게로 가는 가을

효정이집 2008. 7. 3. 13:36
                           
너에게로 가는 가을                                                                     
가을이 오면 나는 왜 너에게로 가는 것일까
관성에 이끌린 듯
마음은 솟대 끝에 앉은 기러기의 부리처럼 
한 곳으로만 풍향을 잰다
대문 밖 빨간 우체통 
여름 지나오면서 그 많은 비바람에
이미 녹슬어버린 세월인데도
가슴 한 켠 움켜쥐고
나의 기다림은 멀고도 아득한 길을 걸어왔다
비록, 하얗게 퇴색한 노-트일지라도
낱장을 넘기면 악보처럼 가슴은 음률을 탄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코러스,
저 환희의 파도 소리는 
궁핍한 나를 일으켜 세우며 물결친다
내가 너에게로 가고 있는데
네가 나에게로 오는 것일까,
우리의 만남은 이렇게 오는 것일까,
소리는 기적으로 들렸다가 강물로 들렸다가
이내 오케스트라의 화음으로 
광시곡처럼 질풍으로 파동친다
낙엽의 때를 기다려
너에게로 향한 그리움의 날갯짓은
마음벽에 깃발을 꽂고 휘날린다
이 가을 나는 너에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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