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사무치게 그리울 뿐이다 /
시의 나라 詩 시험장에 몰래 들어가 보았다
피라미드 구조의 다단계 세력으로 형성된
노론 소론으로 잔뼈가 굵어진 심사위원 앞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창작 생들이
미리 다듬어진 시편들을 다양하게 그러나
익숙한 손놀림으로 들이밀고 있었고
한결같이 시인이란 이름과 명예를 원했다
問을 오를수록 상금이 걸렸고 시험 기준이 엄하다
사랑이니 당신이니 하는 말은 빼고
깊고 세련된 기교라야 합격이 된단다 이상하다
問을 내려올수록 일정 등단비만 내면 합격이다
밤 깊은 서정의 하늘에 비는 내리는데
問을 나서며 한 원로 시인에게 사랑이란 말을 왜
사용하면 안 좋은가 물었더니
사랑은 시시하니 쉬쉬해야 예술품이 된단다
갑자기 눈물이 나며 아랫도리가 불끈 솟았다
지폐로 얻은 이름들이 바쁘게 뛰어가고 있다
뛰면서 연인들의 어깨를 툭툭 치고 간다
물안개 속에서 깊고 오래된 여인 하나가 다가오며
아랫도리가 선 채로 왜 우느냐고 묻는다
영혼은 울고 육신은 서 있으니
다만, 사무치게 그리울 뿐이다
08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