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핀 꽃이 아름답다
참 섧구나 너의 긴 목이 학을 닮아
멀리도 바라볼 수 있어
기다림이 더욱 길어질 것 같구나
너를 바라보는 뭇 눈길이 그리 곱지는
안으리라 서방을 잡아먹은 독한 년
손짓과 질책에 그 흰 상복을 못 벗어
탈상을 할 수 없는 걸까
눈물이 발등을 덮고 넘쳐 밤을
저리도 적셔 흐르는 슬픈 영가靈駕여
향기는 뿜어내지 마라
애욕의 날들을 치맛자락으로
혹은 날카로운 바늘로 정강이를
하얀 뼈가 드러나도록 구멍 깊숙이
바람이 들어 숨게 하라
아주 어쩌다가 정분이라도 나거들랑
기다림이 너무 길어져서
그리움이 매 말라 어쩔 수 없었노라
볼을 붉혀 두거라 연인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