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멀리 가려하지 않으련다<하단 표시하기 클릭>

효정이집 2010. 2. 7. 10:58
멀리 가려하지 않으련다<하단 표시하기 클릭>

멀리 가려하지 않으련다 바람이 불어 마음이 흔들린다 해서 멀리 찾으려 나서지 않으련다. 빈들에 마른 풀잎이 그곳에 있듯 너의 여린 마음도 들판 어귀 작은 웅덩이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를테니까... 다만 내가 찾지 못할 뿐이겠지. 앞마을 실개천이 하릴없이 흐른대서 나도 따라 흐르지 않으련다. 개천따라 놓인 작은 조약돌이 빛나듯이 너의 수줍은 눈길도 졸졸 흐르는 물길 어딘가에 햇살을 가득안고 있을지도 모를테니까 다만 내가 보지 못할 뿐이겠지. 두둥실 조각구름이 말없이 떠난대서 그리 서러워하지 않으련다. 구름이 머물다간 산자락에 작은 떨림이 남아있듯 너의 외로운 그림자가 그늘진 계곡사이 바위에 걸터앉아 산새들과 어울려 있을지도 모를테니까 다만 내가 느끼지 못할 뿐이겠지. 그들이 노닐다간 그 자리에 너의 흔적은 향긋한 향기로 머무는데 아련한 보고픔이 나의 등을 떠밀어 사랑찾는 나그네길을 재촉해도 완성된 사랑을 간직할 가슴엔 사랑을 지키는 꽃한송이가 있어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사랑의 꽃을 피우려나 보다. 그리움으로 풀무질을 해서 사랑으로 담금질하고 눈물의 가마에서 녹아든 우리 사랑은 행복이란 틀의 주물에서 영롱한 보석이 되어 빛나리라는 걸 믿고 있기에... 나는 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