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현서 님 낭송집◈

싸라기가 밀알이 된 어머님의 눈물 시/ 인학 홍종기( 낭송/유현서)

효정이집 2008. 9. 24. 18:49

싸라기가 밀알이 된 어머님의 눈물 시/ 인학 홍종기( 낭송/유현서)

 

      싸라기가 밀알이 된 어머님의 눈물

      시/ 인학 홍종기 낭송/유현서 어머님은 밤낮으로 우셨다. 무밥 속으로 스며든 눈물만 잡수시며 보리밥 속에 뿌리박은 고구마를 캐내먹고 비워버린 그릇을 들여다보고 따라 울던 동생의 눈물도 처절한 가난이었다. 마루 밑에 쌓여있던 장작이 어머님의 눈물아래 썩어가며 아궁이를 식혔어도 외장 보러온 상인들이 모은 모닥불 아래 식은 숯덩이는 덜덜 떨고 있던 어머님과 우리들의 군불이었다. 밤을 헤매다 다가온 찬밥 덩이는 얻어온 김치가 간을 맞춰 뚝뚝 떨 군 어머님의 눈물이 희석되어 희멀건 국밥이 되어 밥통을 채웠던 군국주의자들을 향한 원망이었고 지금도 용광로에 녹아내리는 쇳물 같은 복수심이다. 싸라기가 밀알이 되어 깊이 뿌리 내린 어머님 무덤가에 잔디처럼 엉켜 밟아도 죽지 않는 우리들의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