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정이집 2008. 8. 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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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하루 /切苾
너도밤나무 굴참나무 햇살 바라기 
곧게 뻗은 키 큰 리기다소나무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산속 호수
햇살이 자맥질하는 사이
물푸레나무 섬유질 뼈의 용트림
산록 도로 무서운 속도의 가르마
먼발치 세상은 
먼지 입자 사이로 화살을 쏘아댄다
어깨 높이 키 작은 산초나무 
휘둥그레 눈 뜬 이파리 
황급한 속도에 놀라 늘어진 가지 추스르고
꽃잎 떨어낸 철쭉 숲 그늘엔 고요한 묵상
고운 흙 귓바퀴 열어 
삭은 솔잎 모숨모숨 밀어를 듣는다 
떡갈나무 잔가지 참새 두 마리
이슬 켜는 노래로 숲을 깨울 때
눈 부신 빛 꺾는 숲 초록의 산란
뚱딴지 혹은 항아리 /切苾
시인 일가
담벼락 밑에 앉아
제 편의 간장과 된장을 퍼담고 있다
은유 한 말
상징 한 말
쏟아 붓고 뚜껑을 닫으면, 곰삭기도 전
바글바글 끓는 구더기 일가
쪼그라든 두 쪽 불알 땡볕에 말리면 매운 마늘
항아리 뚜껑을 열고 양키놈이 똥 싸는 사이
햇살은 처마 밑을 기웃거리고
사금파리 서로 얼굴을 비추어 보며 자기 족속을 가려내고 있다
흙이 견고해진 틈으로 바람이 분다
흑백 派
신출귀몰 派
대동소이 派
시인 일가 간장 종지에 모여
달여지고 있다
설익은 감자가 아궁이를 기어나왔다
떫다
도토리들 오순도순 모여
키 자랑.
사랑, 詩  /切苾
시를 쓰고 사랑을 잃었다
상징과 비유에 골몰하는 사이 지루하다고
살과 땀, 근육이 필요하다고 떠났다
적당히 아쉬워하는 척하고 잊었다
사랑했었다고, 간단한 문자 메시지
일회용 면도기가 턱에 불을 지피고, 잠깐
붉은빛 분노
가 사그라질 즈음 들녘에 핀 개망초꽃
암술머리 쳐다보다가, 스무 살 미루나무
아래 젖가슴 뽀얗게 피었던 애인을 
캐내고 반기는 사이,
말벌이 정수를 쏘고 사라진다
그 후 사랑은 모조리 통증이다
나 죽어야 이 지상엔 평화가 /切苾
차 안에 앉아 담배 두 갑을 피웠다
스위스 빌리거産 바닐라향 시가 한 갑
순한 lark 한 마리
뽀얗게 연기로 보냈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제방 너머엔 일몰
그래
파도가 사그라지면 평화가 오는 거야
막걸리 몇 병으로 끼니를 대신한 이모는
산으로 가고,
선루프 밖 하늘 눈부신 날
이 지상의 평화를 위해 끽연 삼매경
나 죽어야 이 지상
매연 하나 스러지다.
그리운 족속 /切苾
시는 어쩌면 몽달귀신의 것이다
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헛물을 켜면 속에서 트림이 올라와
며칠을 앓는다
내가 그리워한 것은 모조리
염소의 뿔이었다
외양간이 비고 지푸라기 몸살을 앓을
때
저승으로 간 장모님은 볕 좋은 양지에서
들녘을 내려다보신다
착한 보리들 더는 자라지 않고
모내기도 시들한 
이랑마다 그리운 것들은 들끓고
파종 후 참새들 몰려와 흥에 겹다
멧돼지 산기슭을 뒤집는다
미치게 외롭고, 나무뿌리도 맛이 없다
그저 뒹굴고 달음박질해보는
적막
비어 있는 들
인기척이 그리운 산짐승
뾰루지 /切苾
비수를 들이대고 캐낸다
성가신
아귀의 이빨
인간은 왜 손톱 밑을 가시로 찌르는 고문을 
했을까
잔인한 슬픔
차도를 무심코 건너던 고양이
불빛을 똑바로 노려본다
결코 굴복하기 싫은 강렬한 눈빛
둔탁한
마찰음 치조골이 부서지고
바퀴가 짓뭉갠 납작한 박피
그 위로 뾰루지 솟는다
우연하고 강렬한 죽음
저항을 굽히지 않는 저 핏빛 눈초리
그녀는 말했다 /切苾
집중하세요 
말 시키지 마세요
사자가 코끼리의 목덜미를 물고 있을 때
그녀는 말했다
시집가면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요
남자의 본능을 십 년 다스렸는데
사랑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교미가 아니란다!
..........................................        
N.B. 나는 다만 시를 사랑할 뿐
내 주변 사람에게 이상한 쪽지를 보내서
근거없이 음해하고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사람은 거울 속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 보기를
바랍니다. 
사이버 상에서 지속적으로 끈끈하게
구는 인간 이젠 진절머리가 납니다.
특히 내 닉을 도용해서...
프랑스 살아서 RIMBAUD(제카페닉)님이  꼬봉노릇한다...는 
내용.. ㅋㅋㅋㅋ 하며 길게 우롱한
이 분, 제 정신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