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효정이집 2008. 8. 14. 05:35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를 가만히 두지 않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저편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그쪽에서 불어 오면 제자리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은척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편으로 몰아가면 다시는 제 자리로 찾아올 수 없을 것 같아 붙들고 있지만 내 힘이 이제는 부치기만 합니다 든든히 서 있는 그네들의 틈 사이로 내가 잡을 수 있는 단 한가지라도 붙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부질없는 짓 인데도 혹시 그가 손을 내 밀어 붙들어 줄까봐 눈길을 마주치고 있지만 싸늘하게 식은 눈동자가 내 손을 이제 그만 놓으라 말하고 있습니다 쳐다 볼 수 없어 눈을 감아 버립니다 금세라도 날아가버릴 것 같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지만 내 영혼에 그대가 손 내밀고 있습니다 이제 세상 바람이 태풍으로 변해 나를 곧 떨어 뜨릴지라도 영혼에 있는 그대 사랑이 든든하게 세워 주고 있습니다 섭리의 바람에 나를 맡기고 있습니다 나를 떨어 내려던 바람이 바뀌어 한 여름 더위에 지친 나를 시원하게 해 주는 고마운 바람이 되어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 출처 : 옮 겨 온 글 중 에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