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를 가만히 두지 않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저편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그쪽에서 불어 오면 제자리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은척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편으로 몰아가면
다시는 제 자리로 찾아올 수 없을 것 같아
붙들고 있지만 내 힘이 이제는 부치기만 합니다
든든히 서 있는
그네들의 틈 사이로 내가 잡을 수 있는 단 한가지라도
붙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부질없는 짓 인데도
혹시 그가 손을 내 밀어 붙들어 줄까봐
눈길을 마주치고 있지만 싸늘하게 식은
눈동자가 내 손을 이제 그만 놓으라 말하고 있습니다
쳐다 볼 수 없어 눈을 감아 버립니다
금세라도 날아가버릴 것 같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지만
내 영혼에 그대가 손 내밀고 있습니다
이제 세상 바람이
태풍으로 변해 나를 곧 떨어 뜨릴지라도
영혼에 있는 그대 사랑이 든든하게 세워 주고 있습니다
섭리의 바람에 나를 맡기고 있습니다
나를 떨어 내려던 바람이 바뀌어
한 여름 더위에 지친 나를 시원하게 해
주는 고마운 바람이 되어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 출처 : 옮 겨 온 글 중 에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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