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님들의 시 와낭송모음집

내가 다 울겠습니다-낭송

효정이집 2008. 8. 1. 21:12





        이젠 내가 울겠습니다





        웃을 일보다

        울어야 할 일이 많은 날들 중에

        어쩌다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웃을 일이 있어도



        지상 어딘가에

        내가 흘려야 할 눈물을

        대신 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마음껏 웃을 수가 없습니다



        양지 바른 날보다

        늘이 더욱 많은 날들 중에

        어쩌다 가끔 콩나물 시루에서

        숙주나물이 자라듯

        볕이 드는 날이 있어도

        그 햇살의 무게만큼

        지상 어딘가에 그늘이 되어

        사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못내 그늘을 찾아 들어갑니다



        나의 통곡보다

        더 서러운 그대의 흐느낌을

        내가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칠까봐

        차마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숨죽여 웁니다



        이젠 내가 다 울겠습니다

        그대는 부디 눈물을 잊고

        살아가 주십시오

        가슴 어느 한 구석에라도

        시린 눈물 떨구지 말아주십시오

        이젠 당신 대신

        내가 다 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