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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두덩톱에 잘려나간 투명한 시간을 봅니다. 샛눈 뜨고 도리질하며 죽은 멍청한 가지를 만집니다. 붉은 달은 숨고 빙경(氷鏡) 아래 찬 몸속을 씻습니다.
어머니 몸 찢고 살아난 비릿한 내게 막말을 합니다.
알 수 없는 것을 알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숙명이라면 볼 수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은 생입니까? 죽음이란 볼 수 있던 것을 다시금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보십시오! 작은 종양 하나가 사람의 생명줄입니다. 하늘 위 하늘을 끌어당겨 땅 밑의 땅에 심는다면 바랄 수 없던 부처의 은덕으로 헛숨이 살아납니까?
알 수 없으면서 아는 듯 지절대는 사람 숲에서 제 몸통 속에 들어있는 것 조차 보지 못하면서 또 무엇을 알기에 희망과 영원을 이야기합니까.
이제 알았습니다.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면가면 갈길 조차 모르는 육신 잃은 영혼이 인생의 분절음이라는 것을 오롯이 알았습니다.
겨울강 너머 섶다리 건너듯 홀홀 털고 보니 문고리 없는 곳에 망망이(茫茫) 서있습니다. 삶이란 애오라지 길가에 놓인 빈 의자더군요.
보십시오! 작은 사랑 하나가 몸을 일으키면 듣지 못하던 맑은 희망의 해저음이 들려오고 헛소리 한 번에 귀향길 삼십년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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