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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마저 말라버리면 -
바람만 잠시 스쳐갔을 뿐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길바닥의 눈을 쓸어낸다
눈꺼풀에 앉은
몇 송이의 눈꽃을 밀어내는
찬바람이 매워서일까
눈꽃 한번 피워보지 못하고
길 밖으로 내몰리는 서러움일까, 주르르 눈물이 흐른다
털썩 주저앉은 무덤가
결국은 밀려났을 이 영혼의 집에
햇살 따사로운데
좀체 그치지 않는 눈물은
발밑의 눈을 녹이고
눈 녹아 흐르는 물은
땅속에 숨어있는 풀뿌리를 밀어올린다
나는 오래도록 울고
길게 흐르는 눈물은 땅속을 스며들어
서릿발 세운 한겨울의 찬바람을 밀어낸다
눈물샘까지 차갑게 얼어붙어
길어 올릴 뜨거운 눈물마저 말라버리면
떨고 있는 저기 저 풀꽃은 누가 피우고
찬바람에 빼앗긴 나무들의 옷은 누가 입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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