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님들의 시 와낭송모음집

당신이 지독하게 그리운 시월입니다

효정이집 2008. 7. 4. 16:11



    당신이 지독하게 그리운 시월입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 놓인 그리움의 강은
    오늘도 한 뼘씩 거리를 넓히며
    아련한 추억의 모래를 쓸고 가네요
    먼지 쌓인 우리의 편지를 꺼내 읽으며
    소리 없는 울음을 하다가 아이에게 들켜 버렸는데
    당신보다 훌쩍 커버린 아이가 위로를 해주네요

    한 때는 당신을 잊으려고
    새로운 사랑을 찾고자 애를 써보았지만,
    어느 누구도 내 깊은 곳까지는 들어설 수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계절마다, 의미 있는 장소마다
    소스라칠 정도로 당신이 떠올라 울컥, 어깨를 흔듭니다

    사진 속, 당신과 마주하면 무언가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이 떨리고 있음은 아마도 내 착각이겠지요
    당신의 빈자리를 내색하기 싫어 당당하게 보이려고
    겉으로 웃는 숱한 나날들이었지요

    시월의 마지막 날
    가을 단풍으로 산야를 채색할 때,
    우리는 부부가 되었지요.
    이십 년이 흐른 지금
    시월은 해만 바뀐 채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그때의 가을처럼
    지금의 시월도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2007년11월12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