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님들의 시 와낭송모음집

눈 위에 쓰는 하얀 편지

효정이집 2008. 7. 3. 17:06

 

      눈 위에 쓰는 하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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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그리움의 진통이 끝나는가 싶으면
      긴 겨울 동안 사랑의 동면을 요구하는 계절입니다

      이별의 찬바람이 불어와 건조한 마음 한구석
      몇 잎 남지 않는 추억의 잎새마저 떨군다해도
      기다림을 노래하며 외롭지 않은 겨울을 보내렵니다

      깊은 겨울,
      흐린 불빛이 삭풍으로 흔들리고
      가녀린 여인은 우수에 잠겨 긴 밤을 새우는 동안
      달빛은 처마에 걸려 풍경처럼 댕강입니다

      맑은 밤,
      설원에 편지를 써내려가다 흘러내린 눈물이
      하얀 별꽃 가루가 되어 눈 위에 쏟아집니다

      흰 눈에 쓴 하얀 편지 그 누구도 읽을 수 없지만
      오로지,
      당신만은 읽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눈송이만큼 내 마음이 새겨진 편지를 보내드리니
      짧은 입맞춤의 꿈을 꾸면 당신의 화답으로 알겠습니다

      -07년11월26일21시5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