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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위에 쓰는 하얀 편지 --
가을 그리움의 진통이 끝나는가 싶으면 긴 겨울 동안 사랑의 동면을 요구하는 계절입니다
이별의 찬바람이 불어와 건조한 마음 한구석 몇 잎 남지 않는 추억의 잎새마저 떨군다해도 기다림을 노래하며 외롭지 않은 겨울을 보내렵니다
깊은 겨울, 흐린 불빛이 삭풍으로 흔들리고 가녀린 여인은 우수에 잠겨 긴 밤을 새우는 동안 달빛은 처마에 걸려 풍경처럼 댕강입니다
맑은 밤, 설원에 편지를 써내려가다 흘러내린 눈물이 하얀 별꽃 가루가 되어 눈 위에 쏟아집니다
흰 눈에 쓴 하얀 편지 그 누구도 읽을 수 없지만 오로지, 당신만은 읽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눈송이만큼 내 마음이 새겨진 편지를 보내드리니 짧은 입맞춤의 꿈을 꾸면 당신의 화답으로 알겠습니다
-07년11월26일21시5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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