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생각 하나로
갈증에 겨워 검어지는 심장을 하고서도
왜 당신은 목마르다곤 도무지 않고,
거기서 그렇게 외로워라,
외로워라,고만 하십니까?
당신의 파리한 입술은
가뭄의 땅처럼 갈라지는군요
물잔에 가시를 담아 건네도
어쩐지 당신은 제 피 흘릴 것을 알고도
덥석 손 내밀어 반길 듯 싶으니,
아마도 외로움이란
피가 넘치는 목마름인가 봅니다.
울고 있을 당신,
오직 당신 생각 하나로, 이 편지를 씁니다.
쏜 화살이라고 모두 표적에 닿을까마는
혹여 한 세월 지나 당신 거기서
이 편지 받으시거든 나를 찾아 오시지요.
그즈음엔 나도 당신처럼 외로워지고,
그즈음이면 나도 당신처럼 피가 넘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