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는길에 살짝다녀가는

유월에 내리는 비

효정이집 2008. 7. 1. 08:32

유월에 내리는 비 


한참을 밖에서 
어디 세상이라도 벗어난 은밀한 자리인 듯 
마냥 서성거리고 있었죠 
치열한 열병의 기다림이었어요 
때로 삶을 그리 살아보아도 
별 뾰족한 해결책은 아니더라고요 
가슴 흠뻑 젖는 자리가 없어 
더 외로운 사춘기처럼 
오가는 연인 속에 
슬쩍 시선을 끼워 보았지만 영 아니네요 
아무도 없는 빈자리 
빈 가슴 풀어놓을 때 
일기예보도 없었던 
예감할 수 없는 인연의 땅에 어느 날 
갑자기 고백한 첫 키스처럼 비가 내리네요 
첫 만남 첫사랑은 
사람보다 하늘이 먼저 기억하나 봐요 
인생은 늘 만나고 헤어지겠지만 
하늘은 첫사랑 첫 고백만을 추억하나 봐요 
평생 잊지 말라는 뜻일 거에요 
혼자 서성이는 시간 
유월의 숲에 내리는 비는 
온통 녹색의 물이 되어 자꾸 강으로 
흘러가는데요